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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의 가장 완벽한 5개월 에피소드2편입니다. 영국 특유의 직설과 독설 스타일에 부다페스트 호텔의 웨스 앤더슨 감독 스타일처럼 영화 소품 등 색감을 너무 예쁘게 처리해서 저의 개인 취향에 딱 들어맞아 정관하고 있는 드라마입니다. 에피소드 1편만 보고 재미없으면 덮으려 했는데 2편도 너무 재미지게 봤습니다. 

린다의 가장 완벽한 5개월 패션 리뷰 2편

린다는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황급히 얍삽한 생김새의 남자를 만나 결혼을 강행합니다. 물론 사랑에 빠져 결혼한 것은 분명해 보이고요.

 

린다의 가장 완벽한 5개월 패션 리뷰 1편 보기

줄거리보다는 패션 리뷰 위주로 인상적인 부분 중심으로 올리고 있는데 그럼에도 관심있는 분들은 아래 1편 리뷰부터 보시고 2편 읽으면 도움이 되실 것 같네요.

https://bit.ly/38V7ka7

 

린다의 가장 완벽한 5개월 에피소드1 패션 리뷰

왓챠에서 공개한 영국 드라마 린다의 가장 완벽한 5개월은 브라질 드라마 나의 눈부신 친구와 비슷한 분위기의 드라마입니다. 나의 눈부신 친구에서도 한 친구는 열정적이고 한 친구는 수동적

bgrademagerzine.tistory.com

 

결혼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린다

 

 

린다의 가장 완벽한 5개월 중 에피소드 2편은 린다가 토니와 사랑에 빠져 결혼하는 것으로 시작되는데요. 패니는 이 결혼의 실패를 결혼식날부터 예감했습니다. 인생에 사랑이 전부라고 믿는 무학자 린다는 철저하고 냉철한 자본주의 시댁 집안에 적응하지 못합니다. 시아버지가 비지니스상 좋은 일에 쓰라고 돈을 줬더니 린다는 냉큼 자신의 목걸이에 올인했거든요. 그나저나 목걸이가 너무 예쁘네요.

토니는 장인어른께 미국에 투자를 하라고 하니 외국인들은 딱 질색이라고 사위를 죽일 기세로 호통을 칩니다.  게다가 린다의 경제 무개념에 질책 비슷한 걸 당한 린다는 아버지와는 다른 사고 방식으로 돈이 그렇게 많은데도 돈을 벌기 위해서 대자연의 공기와 푸른 하늘을 버려야겠냐며 그들 입장에선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는 린다. 그런 린다를 남편 토니는 철 좀 들라며 핀잔을 줍니다.

출산한 린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패니는 옥스퍼드에서 교수 커리어를 쌓고 있는 알프레드 원첨과 결혼합니다. 그리고 둘 다 비슷하게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되는데요. 평범하고 소박한 결혼 생활을 하는 패니의 집에 비해서 린다의 집은 완전 의리뻔쩍하죠. 그런것보다 핑크색 벽지에 색감이 넘나 예쁘다는 점. 엄청난 산고를 겪고 딸을 출산했는데 찾아오는 사람은 없고 꽃다발만 가득한 침실에 패니가 방문합니다.

린다는 시댁에서 제멋대로 지어준 딸의 이름 모이라를 너무 싫어하는데요. 딸을 싫어한건지 이름을 싫어한건지 상황을 싫어한건지 정확하게 알 길은 없습니다만, 린다는 시종일관 딸을 거들떠보지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산후 우울증이라도 겪는 것인지 린다는 자기 자식은 한번도 안아주지 않으면서 오로지 쥐새끼만 손 안에 품고 애지중지 돌보고 있습니다. 이런 린다가 걱정되는 패니는 린다를 자주 찾아가지만 달리 방법은 찾지 못하고...

 

1930년대 접어들면서 아이 엄마가 된 패니의 스타일도 바뀐 게 보이나요? 스웨터 룩에서 재킷 룩으로 바뀌고 현대 의복 스타일과 비슷한 신식 패션을 구현하고 있네요.

 

사교계 여왕이 된 린다

그리고 이웃집 또라이자 트렌드 세터 그리고 누구보다 린다의 강력한 서포터 멀린경이 린다를 찾아가 당장 일어나라고 호통을 칩니다. 이후 린다는 사교계의 여왕으로 등극하여 밤낮을 가리지않고 환락의 세계에 빠져 삽니다. 블랙코미디 장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위트와 유머와 패러독스가 난무하는 린다의 가장 완벽한 5개월은 드라마 영상미가 빼어난 점도 큰 볼거리입니다. 시대적 배경을 좀 더 알았다면 더 꿀잼일텐데 유럽 입장의 역사관을 공부하지 못해서 자못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데요. 그런 것과 무관하게 그냥 봐도 꿀잼은 꿀잼입니다.

드라마는 1930년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공산주의와 자본주의가 대척하는 정점에 있습니다. 공산주의보다 더 극단적인 이탈리아 파시즘이 판치던 시대라고 해야 하나. 권위주의 끝판왕 린다의 아버지는 극우가 심하다못해 히틀러까지 찬양하는 장면이 나올 정도니까요. 뒤에 나오는 장면이지만 파시스트도 까고 공산주의도 까고 자본주의도 까는 모두까기 모드이니 편견이나 위화감은 갖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1930년대 중반 스타일

 

 

패니의 고전적인 스타일과 패션 색감이 예뻐서 캡쳐했습니다. 1930년대 중반의 전형적인 스타일이라고 해도 될 것 같네요. 타락의 끝판왕을 달리고 있던 린다는 패니와 점심 약속을 했는데도 술에 취해 헤롱거리면서 패니에게 여긴 왜 왔냐고 묻습니다. 

그렇게 타락한 린다를 두고 가족들은 뒷담화 모드. 애가 패니 엄마 같다느니, 교육을 못 받아서 그렇다느니 등등 비슷한 얘기 일색. 사랑에 웃고 울고 하는 린다의 생활 태도에 모두 탐탁치않게 생각하지만 패니를 키워 준 이모의 남편 매트였나 암튼 이모부는 린다의 절대적 지지자로 항상 옹호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리고 간간이 등장하는 패니의 난봉꾼 엄마이자 도망자란 별칭으로 불리는 볼터는 이탈리안 백작과 낭만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장면이 나옵니다. 인생 참 멋대로 재미지게 사는 분. 이모부가 린다를 생각하는 마음입니다. 그녀를 사랑한다면 가엾게 여겨야 한다는 것이죠.

딸을 찾아온 린다와 페니

 

 

그리고 린다와 패니는 모이라를 키워주고 있는 시댁에 방문합니다. 딸 모이라를 보기 위해서였는데요. 여기서 시아버지가 좌파 친구를 초대했다고 합니다. 뭔가 노림수였던 것인지 왜 하필 며느리 오는 날 그를 만나게 했는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딸 모이라를 만나러 온 자리에도 여전히 쥐에게 먹이를 주며 쥐를 돌보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시아버지가 다듬어지지 않은 다이아몬드 같은 사람이라고 말한 이 남자 이름이 뭐였더라, 암튼 영국 우파를 까면서 기댈 곳은 오직 공산주의 뿐이라고 강변하는데요. 외모마저 전형적인 공산당원처럼 투박하고 거친 모습입니다. 그러면서 뭔가 이 집안 분위기와 색깔이 달라 보이는 린다에게 자신의 집에 가보지 않겠느냐며, 노동자를 위한 글을 쓰고 있는 아버지를 소개하겠다고 합니다. 린다는 모이라를 위해 시댁에 온 목적도 망각한 채 이 남자를 따라 나갑니다.

 

 

그리고 토니의 내연녀 픽시 타운센드가 살짝 얼굴을 내비치고 있네요. 정원이 참 아름답네요. 그리고 린다는 상기되고 흥분된 모습으로 돌아오는데요. 이 투박하고 다듬어지지 않은 공산당원은 안하무인 위험을 무릅쓰고 벽을 타고 올라와 창문을 열어달라고 합니다. 목욕하던 린다는 옷 갈아입고 나오겠다며, 패니 말대로 잘 익은 자두가 되어 그것도 나무에서 흔들려 떨어지고 있는 자두가 되어 그를 따라 갑니다. 신념에 가득한 공산당원을 추종하는 린다를 보면 한국의 개념 가진 코스프레를 하는 연예인을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름답고 철은 없고 동정심은 많은 부류 있잖아요. 

그리고 갑자기 공산당원이 되어 돈 많은 시댁 식구들에게 틈만 나면 기부해 달라고 졸라댑니다. 이거 보고 감탄을 연발한 것이, 소위 한국에서도 주사파 혹은 학생 때 운동권에서 활동한 사람들 특유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아서 말인데요. 패기 넘치고 다듬어지지 않은 보석 같은 남성들이 선동하고 히피처럼 사랑과 낭만을 외치는 무지한 여성들이 이런 남성을 추종하면서 남자를 도와주는 일련의 에피소드가 참 많았는데요. 뭔가 궁합이 딱 맞아떨어지는 그림이 연상되었습니다.

드라마 막판에 나오는 장면을 스포일러하자면 이 다듬어지지않은 공산당 남자는 꼴에 교육받아 지적이지만 못생긴 라벤더와 히히덕거린느 모습이 목격되는데요. 이 역시도 현실을 그대로 재현한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네요. 혁명이 뭔지, 당시에는 그런 것이 이해되는데 요즘에도 이런 사람들이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죠. 이 드라마의 시대적 배경은 1930~40년대입니다.

어쨌든 린다는 공산당원 남자와 사랑에 빠져 외도하고 이혼합니다. 그런데도 린다는 불만이 가득합니다. 남편 토니는 외도해도 가만히 있으면서 다들 자기한테만 뭐라 한다면서요.

가난을 자처하면서 살게 된 린다

 

그렇게 린다는 공산당원 남자를 만나 결혼하여 가난한 생활을 자초하면서 열혈 혁명가 부인으로 나섭니다. 그러다 린다가 갑자기 등장합니다.  가난한 공산주의자 아내로 사는 낭만주의 린다는 꽃을 좋아하고 사랑을 종교라 믿고 눈물을 많이 흘리며 동물을 사랑하는 전형적인 약하고 아름다운 여성입니다. 게다가 사회적 교육이 전무한 순수함의 결정체죠.

린다가 토니와 이혼하는 것은 당연하게 예상하던 이웃 아재 멀린 경은 그래도 그렇지 하고 많은 남자 중에 투박한 공산주의자와 결혼해서 저리 처참하게 살게 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린다는 아버지의 재정적 지원도 끊긴 상태여서 의지할 데도 없었습니다. 멀린 경은 린다를 위해서 도심에 아늑한 집과 멋진 그림을 선물합니다. 세상에 그렇게 마음 넓은 이웃이 있다는 게 놀라움.

 

 

이 집은 드라마 첫 장면에도 나온 집인데요. 전쟁 후 집이 폭삭 주저 앉기 전까지 이집에서 줄곧 지냈던 모양입니다. 템즈강이 보이는 멋진 집이죠. 그럭저럭 정반대의 성격인 린다 아버지와 멀린 경도 비교적 잘 어울려 지내는 모습입니다. 

결혼은 통밀빵이야

 

 

드라마 중 명대사라고 하더군요. 패니가 결혼에 대해 정확한 비유를 했죠. 결혼은 통밀빵이라고 하면서 린다의 여동생의 대책없은 사랑을 만류하는 장면이죠. 지극히 평범하다못해 일종의 정리 강박증까지 있는 고리타분한 남자와 사는 패니는 남편에 대한 불만은 전혀 없어 보입니다. 패니는 주변에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이 다 떠나는 것을 속상해 합니다.

동지들과 수다쟁이들

 

 

공산주의 남편을 만나 그들과 어울리며 생계를 위해 공산주의 서적을 파는 서점에서 일하게 된 린다는, 가족의 우려와는 다르게 책을 엄청 많이 팔게 되는데요. 먼저 린다의 비유도 인상적입니다. 린다 주변 공산주의자들은 챗, 그러니까 수다가 아닌 연설만 하는 동지들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멀린 경 중심으로 형성된 린다의 사적 인맥 사람들은 자본주의를 만끽한 수다쟁이들이고요. 

 

 

 

 

한편, 패니를 찾아온 도망자 엄마는 패니의 사는 형편을 보면서 가난하구나, 라며 관조하듯 말합니다. 그리고 린다가 서점에서 일한다고 하니 서점은 패니에게 더 잘어울린다고 하고 패니는 아이들때문에 일 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러자 그녀의 엄마는 애들 때문에 니 인생을 망치지 말라고 합니다. 자신을 보라며. 자신은 너무 행복하다고 했던가? 자식 버리고 간 엄마가 참 당당한데, 그게 맞는 말인 것 같기도 해요. 자식은 어찌되었든 알아서 잘 크니까요.

 

 

여전히 낭만주의자라는 것을 보여주는 장치인지 모르겠으나 에피소드 1편에서는 꽃무늬가 그려진 초록색의 스카프를 항시 매고 등장했고 에피소드 2편에서는 비교적 차분하지만 그래도 그린 색의 리본을 자주 매고 나옵니다. 린다가 파리행 기차를 타고 남편을 만나 일을 돕겠다고 하자 패니는 원망하고 린다는 슬픔에 잠겨 내리 잠만 잡니다. 

비밀 조직 같은 곳에서 남편과 그리고 친구 라벤더를 만납니다. 결혼식 들러리에서도 남편 토니를 만나게 해줬다고 1순위로 세웠던 못생긴 친구인데요. 이곳에서는 주도적으로 일을 하는 모습입니다. 라벤더는 린다에게 할 줄 아는 게 뭐냐고 묻다가 애도 못 보고 아무것도 못하자 배에 태울 리스트를 맡기는데요. 린다가 곧잘 해내자 배워봤자 아무 소용없다며 무학자 린다를 칭찬한 건지 무시한 건지 모르는 오만한 말을 합니다. 

 

못생긴 라벤더와 공산당원 남편의 외도

 

공산당원들이 난민을 보호하고 탈출시켜주는 임무를 맡은 모양인데요. 린다가 이들에 속해있으면서 깊은 외로움을 느끼죠. 자신이 쓸모있어질 때까지 시간을 좀먹자, 어떤 난민 여인이 시간은 금이라면서 헛되이 보내지 말라고 충고합니다. 

라벤더 같은 사람에게나 어울릴 일을 린다는 어울리면서 깊은 외로움을 느꼈고 남편에게 묻자 남편이 한다는 소리가 외로움은 사치라고 합니다. 그곳에서 린다는 전장에 참여한 남동생도 만나는데요. 이 공산주의자 남편은 진짜 전쟁이 날 때는 떠나 있으라고 합니다. 이 말이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소위 혁명가라는 사람들의 모순된 행동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 같다고나 할까요.

그런데다 라벤다가 남편과 그렇고 그런 사이란 걸 알게 된 린다는 자존심이 무너지고, 허둥지둥 집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그런데 역무원이 날짜가 지났다고 하자, 린다는 길가에서 엉엉 대성통곡을 합니다. 아버지 말을 들을 껄, 외국인들 욕을 하면서 블라블라. 다 큰 처자가 아이처럼 울어대는데 이 배우 연기가 정말 최고입니다. 표정도 풍부하고 정말 엄청 매력있는 연기를 보여줍니다. 약간 오버스러운 부분마저 역에 딱 맞아 보일 정도로 말입니다. 완전 역할에 제대로 몰입한 듯.

그리고 한 외국인의 도움으로 호텔에서 잠을 청하고 전화벨 소리에 잠이 깨지요. 이렇게 린다의 가장 완벽한 5개월 2편이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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